어머니 생전에 사고뭉치이던 나불효 씨는 어머니가 유언장을 작성해두신 사실을 돌아가신 후에야 알게 되었다. 공개된 유언장에 적힌 상속재산 분배 대상자에 나불효 씨는 없고, 형님인 나효자 씨와 여동생인 나천사 씨만 적혀 있었다. 어머니의 눈 밖에 날 만한 행동만 골라서 하고 다닌 그였지만, 그런 유언장에는 수긍할 수 없었다. 상속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에 유류분 반환청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평생을 대학교 근처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며 모은 재산 전부를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돌아가신 할머님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가끔 접하게 된다. 재산 전부를 기부하고 돌아가신 할머님의 자녀들은 고인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산상속을 포기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에 피상속인의 자의로부터 어느 정도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유류분 반환청구제도이다.
돌아가신 분의 의사가 무엇보다 존중되어야 하지만, 재산의 일정 비율까지는 상속인에게 승계되도록 보호하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상속인에는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까지만 해당하며, 선순위의 상속인(예컨대 아들)이 있는 경우에 후순위의 상속인(할아버지)은 유류분을 행사할 수 없다.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까지의 유류분이 인정된다.
유류분의 범위 내까지는 재산의 반환청구가 가능한데,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이 있음을 안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또한 돌아가신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반환청구권은 소멸된다. 그렇다면 어떤 재산까지 유류분의 대상이 될까? 「민법」에서는 돌아가신 날 이전 1년 이내에 행한 증여재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증여 당시 증여자(돌아가신 분)와 수증자가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끼칠 것을 알고 증여한 때에는 돌아가신 날로부터 1년 이전의 증여재산도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상속인들은 예컨대 재산 전부를 기부한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고인의 뜻을 존중하여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선택 사항), 만약 반환청구를 하게 된다면 재산을 기부 받은 학교는 상속인들의 유류분 범위 내까지는 재산을 반환해야 한다. 나불효 씨의 사례를 보자. 나불효 씨를 괘씸하게 생각한 어머니가 나불효 씨에게 한 푼의 재산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유언장에서 나불효 씨를 빼버렸을지라도, 나불효 씨가 형과 여동생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제기한다면 본인의 몫인 상속재산의 1/6은 되찾을 수 있게 된다.
나불효 씨를 포함하여 상속인이 세 명이므로 법정상속지분은 1/3씩이 되고, 유류분은 법정상속지분의 1/2을 인정하므로 유류분의 한도는 1/6(1/3 × 1/2)이 된다. 공동상속인 중에서 미리 증여받은 재산이 있는 경우, 그 재산은 유류분 계산 시에 어떻게 될까? 공동상속인 중 어느 한 상속인이 너무 많은 재산을 증여받아 나머지 공동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증여받은 재산을 모두 합산한 가액을 기준으로 법정상속지분과 유류분 한도액을 계산한 후 유류분을 침해한 부분이 있으면 그 유류분 권리자에게 재산을 반환하게 된다.
증여받은 재산을 유류분 권리자에게 반환한 경우 그 재산만큼은 당초에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당초 증여세는 취소되어 환급되며, 유류분 권리자(상속인)는 확정판결이 있은 후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를 재계산하여 신고해야 한다. 또한 당초 부동산을 증여받고 현물로 반환한 경우가 아니라 현금으로 반환하는 경우에는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받은 재산을 양도한 것으로 간주하므로 상속세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까지 과세된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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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호 세무사(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자문 세무사)
[약력]
前) 조세일보 기업지원센터 자문 세무사
現) 세무법인 택스홈앤아웃 파트너(이사)
前) 세무법인 진명 소속 세무사
前) 아카데미 비앤지 세무강사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
저서 : New 상속증여 만점세무(스타리치북스,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