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EO라면 해결해야 할 숙제인 가지급금, 최근 중소기업 CEO와 상담을 진행하던 중에 있었던 사례를 살펴보자. A회사 직원은 모두 10명이고, 법인으로 운영한 지는 5년이 되었다. 주로 해외에서 수입한 기계를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납품하는 일을 하고 최근 수년간 기존 거래처에서 장비 도입을 늘리면서 A회사의 몇 년간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까지는 회사에서 가져가는 대표의 월급이 그리 많지 않은데, 앞으로 회사가 더 안정되면 가지고 갈 생각이다. 지금은 영업에서부터 제품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표의 손이 미치지 않는 데가 없으며, 경리를 담당하는 사원도 별도로 두지 않고, 영수증을 모아서 한 달에 한 번씩 세무사 사무실에 보내 처리하고 있다. 운전기사도 없이 대표 혼자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면서 불현듯 ‘혹시 내가 잘못되면 회사는 어떡하지’하는 걱정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싶어 했다.

 먼저 A회사 대표가 준비해 온 세무조정계산서를 살펴보니 가지급금 항목이 눈에 띄었다. 거기에는 ‘대표이사 가지급금’이 7억 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대표이사 가지급금이 7억 원이라는 것은 대표가 회사에서 빌려간 돈이 7억 원이나 된다는 소린데, 회사에서 돈을 별도로 가져간 적도 없고, 급여도 많이 안 가져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표시가 되어있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 A회사 대표는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재무제표를 볼 줄도 모르고, 각 항목이 무슨 뜻인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은 회사 돈을, 그것도 그렇게 큰돈을 가져간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회사에 자금이 필요할 때마나 수시로 개인 돈을 사용했기 때문에 자신이 회사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담당 세무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보니 세무사 사무실에 지출 증빙을 정확히 갖다 주지 않은 경우 담당 직원이 그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처리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표가 혹 잘못되기라도 하면 가족들은 회사에 7억 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3년간의 잘못 처리된 내용은 ‘경청청구’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경우가 자주 있지는 않지만, 의외로 아주 쉬운 것들부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내용들까지 잘못된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사업을 하다 보면 대표가 개인적인 용도 이외에 회사 일을 처리하는 데 여러 가지 명목의 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런 돈 중에 적절한 처리항목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담당자는 대표가 가져간 돈을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처리하게 된다. 당시 그렇게 처리된 사실을 분명 담당자는 보고를 했을 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표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결산할 때 다시 한 번 듣지만 지나쳐 버릴 때가 많다.

 이런 돈이 수년에 걸쳐 모이면 금액이 커져서 대표의 몇 년 치 연봉보다도 많은 금액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는 그렇게 큰 가지급금이 쌓여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회사에 갚아야 할 빚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아무리 비자금이 필요 없는 투명한 경영을 하고 싶어도 사업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측면들이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함께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겠지만 대표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세무회계의 투명성 강화가 요구되면서 조금씩 이해를 하는 대표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이미 늘어나 있는 가지급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현명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자신문 기업성장지원센터’에서는 기업의 성장과 연속성을 위한 가지급금 처리방안에 대하여 전문가가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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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교육 전문가)

 

[약력]

  現) 주원미래설계연구소 대표

  前) 조세일보기업지원센터 교육전문가

前) 삼성생명 센터장 역임 및 사내강사

前) 한국투자증권 근무

- FP자격증 교재 편찬 및 시험출제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