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피플의 모습을 아주 쉽게, 그러면서도 멋지게 설명해주는 아이콘은 단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다. 잡스는 미래의 가치를 읽을 줄 아는 비즈니스맨인 동시에 남다른 안목과 재능을 타고난 예술가였다. 많은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는 일찍이 잡스의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행보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그가 드러내는 생각의 많은 부분에 절대적으로 공감했고, 존경했으며,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지라고 느끼곤 했다. 잡스가 창업한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쿠퍼티노에, 내가 창업한 이노디자인은 실리콘밸리의 팔로에 있다. 물론 애플과 이노디자인은 사업 자체나 규모가 전혀 달라서 비교할 만한 기준이나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을 이해하는 생각만큼은 두 사람 모두 매우 비슷했다. 잡스는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맡기고 기술자는 디자인에 따라 만들면 된다는, 디자인 혁명을 불러일으킨 일갈을 남겼다. 다른 경쟁기업의 CEO가 디자인 전략을 명확히 구사하지 못하던 때였다. 디자이너
에게 우선 디자인을 맡기고 그 디자인을 엔지니어에게 완성시키도록 하라는 명쾌한 한마디는 잡스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세상을 평정할 수 있었는지 잘 설명해준다.
이 순간 그는 ‘애플은 곧 스티브 잡스’라는 브랜드 메이커에서 ‘스티브 잡스는 곧 디자인’이
라는 또 다른 자기 브랜드 메이커가 되었다. 애플에 ‘디자인 중심’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덧입힘으로써 제품의 디자인에 독특한 브랜딩 스토리를 부여한 것이다.
나 역시 이노디자인과 김영세라는 브랜드의 창조에 집중하며 199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월드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디자인 퍼스트Design First’를 선포했다. 이를 계기로 나와 이노디자인은 물론, 세계 디자인계가 일대 변혁을 맞이했다.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서 하는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생각을 100% 담아낼 수 없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의 부름만 기다리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먼저 해서 생산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 제공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발상의 전환을 증명해보였다.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옭아매는 답답한 고리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된 것이다.
제품 설계에서도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집중한다. 제조사가 갖추고 있는 기술과 공장 환경을 기반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제품에 대한 사용자의 욕구를 찾아내서 그것을 해소하는 데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그래야 제품의 가치가 확장된다. 사용자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과 상황에 관심을 갖고, 보고, 듣고, 느낀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상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필요와 욕구를 알 수 있다.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이 반복되고, 상상이 이어지고, 스케치북이 넘어간다. 그러다 안 그리고 못 배길 때 펜을 들어 그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상품은 실패할 수가 없다. 사람을 중심에 둔 디자이너의 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란 겉모양만 멋지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에 색을 칠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기능과 디자인을 고안해서 제조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함으로써 먼저 디자인을 하고 상품을 생산해내도록 이끄는 과정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내 생각이자 이노의 사명이다. 어떤 기능이나 기술보다 디자인이 먼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생각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이노는 ‘디자인 실용주의’, ‘디자인 대중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확실한 브랜드 가치를 키워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대이자 새로움으로 채워질 시대다. 현재 세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모두 한발 앞서 기업 전체와 구성원들의 개인 브랜드 성장에 집중해온 이들이다. 기업과 개인에 상관없이 독자적인 브랜드를 고안해내는 것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름길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성공을 예약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다.
한국인에게는 다섯 가지 ‘림’이라는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떨림, 울림, 끌림, 어울림, 몸부림이다. 이제 코리아라는 브랜드는 가히 세계적이다. 감성으로 경쟁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의 경쟁력은 ‘한국인 특유의 창의적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많은 퍼플피플이 생겨나고 이들이 세계를 이끄는 시대를 기대한다.
‘전자신문 기업성장 지원센터’에서는 100년 기업을 위한 CEO 경영 철학 계승 전략인 ‘스타리치 CEO 기업가정신 플랜’ 및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와 철학을 제대로 계승하고 기업의 DNA와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김영세의 기업가정신 콘서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임원퇴직금 중간정산, 가지급금, 명의신탁주식(차명주식), 특허(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부설연구소, 법인 정관, 기업신용평가, 기업인증(벤처기업, ISO221, 이노비즈 등),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상속, 증여, 가업승계, 기업가정신 등에 대한 법인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 환급과정인 스마트러닝 및 온라인 교육, 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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