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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상사는 자신을 바꾸고 무능한 상사는 타인을 바꾸려 한다 2016-12-09

A 제조회사에 근무하는 박 부장이 초보 상사였을 때의 일이다. 한 부하 직원이 어떤 지시를 내려도 금방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얼어붙어 있거나 지시한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부하 직원을 늘 위태롭게 바라봤고 걱정이 되어 자주 안절부절못하곤 했다.

‘내가 말한 대로만 했으면 똑바로 됐을 텐데. 어째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거야.’
‘아, 또 그냥 가만히 있네. 저 녀석은 뭘 하고 있는 거야.’
‘투덜거리지 말고 좀 더 성실하게 일하라고.’
‘할 수 있든 없든 상관없으니 일단 시작해봐.’
‘사람은 바뀌지 않는 걸까.’

박 부장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포기하는 마음이 되었다가도 때론 화가 치밀어 큰 소리로 질책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박 부장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쳤다. 이상하게도 여러 번 그런 일이 지속되자 이번에는 안절부절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었다.

‘이런 일로 초조해하는 나는 얼마나 작고 무능한 인간인가.
항상 마음 속에서 화만 내는 내가 가장 무능한 거 아닐까?
어쩐지 요즘은 화만 내는 것 같은데…….’

그러던 어느 날, 그 부하 직원이 또다시 “이번 일이 잘못될 것 같습니다”라고 보고를 해왔다. 이제는 더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실망한 나는 사무실 한 층에 울려 퍼질 정도의 목소리로 크게 화를 냈다.

“바보도 아니고!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은 거야? 장난하는 거야? 어떻게 매번 이러냐고!”
“…….”

그때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슬픈 표정을 짓던 부하의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 심한 말을 던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 부장은 어느 책에서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자신과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교류분석 이론으로 유명한 정신의학자 에릭 번의 말이다.

생각해보면 박 부장은 그 부하 직원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의 기분은 어떤지 물어본 적이 없었다. 아니, 물어보기는 했지만 항상 비난하는 느낌이 강했고, 박 부장이 준비한 결론만 강요했을 뿐이다. 그저 박 부장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 눈앞의 인간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조급해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타인은 바꿀 수 없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바꿀 수 있다. 일은 해봐야 아는 법이라고, 일단 박 부장 자신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먼저 자신의 사고방식이 전부 옳고 그 부하 직원을 내 식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기로 했다. 부하 직원에게 하는 말의 내용과 속도도 고쳤다. 엄하게 나무라거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지시를 내리는 상황에서 부하 직원의 상태를 살피며 그에게 맞는 속도로 천천히 말하고 다시 질문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그러자 차츰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 부하 직원도 자기 나름대로 여러 생각이 있었고, 오히려 이런저런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 바로 움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조금씩이지만 상사의 태도가 바뀌니 그 부하 직원의 업무 자세에도 변화가 보였다. 아마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채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감도 생긴 듯했다. 물론 박 부장도 초조한 기분이 사라졌다.

박 부장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자고 결심하니 거짓말처럼 마음이 안정되고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던 부하 직원의 실적도 개선되었다. 이처럼 상사는 주변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돌이켜보고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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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숙 총괄전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총괄전무)

[약력]

(주)스타리치 어드바이져 총괄전무

[저서]
유능한 상사 무능한 상사(스타리치북스,2016) 감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 하는 사람(스타리치북스,2016)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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