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삼촌이 하얀색 한지에 색깔을 입히고 대나무를 정성스레 깎아서 큼지막한 방패연을 만들어 준 적이 있다. 그날 저녁, 연을 날린다는 들뜬 마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다음날 새벽 일어나자 마자 형과 함께 뒷산에 올랐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뒷동산에는 세찬 바닷바람이 불고 있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연을 곧장 하늘로 던졌다. 연은 던지기가 무섭게 바람을 맞으며 하늘로 날아 오르더니 금새 실이 팽팽해졌고, 실을 풀어 제끼면 제낄수록 더 멀리 그리고 더 높이 하늘로 마구 솟구쳐 올랐다.
어린 눈에 비친 그 모습이 어찌나 멋지던지 마치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거대한 하늘로 비상하는 늠름한 한 마리 독수리처럼 보여서 한참이나 행복해하던 기억이 난다. 연은 바람이 있을 때 하늘로 날 수 있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연이라 한들 그날 그 뒷동산에 만약 한 점의 바람이 없었다면 하늘을 향해 힘차게 비상하는 연을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연도 바람이 있을 때 자신의 존재가치가 있고 빛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연은 바람을 피하지 않고, 잠잠히 불던 바람이 강하고 거세게 불기 시작하면 오히려 자신의 온몸을 바람 앞에 더 바짝 세움으로 높고도 멀리 날아오를 비행을 준비한다. 연이 바람을 맞으며 하늘로 날고 바람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높이 날아오른다면 영업에도 돈을 벌게 하고 성공으로 날아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고객의 거절이다. 바람이 있어야 연이 존재하듯 영업에는 거절이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 연이 바람이라는 저항을 되받아 치며 하늘로 솟아오른다면 영업은 고객 거절이라는 저항을 되받아 치며 실적을 얻고 돈을 벌고 성공하게 되는 일이다.
내가 지금 고객에게 거절을 당하고 있다면 연이 바람을 맞고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는 것과 같고, 그냥 거절이 아니라 세찬 거절을 당하고 있다면 더 높은 하늘로 비상하고 있는 것과 같다. 반대로 내가 지금 고객에게 거절을 당하고 있지 않다면 바람을 맞지 않는 연이 하늘로 날수가 없듯, 나 역시 고객을 얻을 수 없고 실적을 얻을 수 없고 돈을 벌 수 없고 성공은 고사하고 가난이 친구하자고 찾아오게 된다.
영업현장에는 날마다 셀 수 없는 거절이 이어진다. 영업사원이 아무리 열심히 나의 ‘회사, 아이템, 서비스’에 대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얘기해도 고객은 자신에게 필요치 않으면 NO를 하고, 필요는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어서 NO를 하기도 하고, 절실히 필요는 하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과 여건이 맞지 않아서 NO를 하기도 한다. 어찌됐든 영업과 ‘거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숙명이다.
숙명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만나고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내 뜻과 의지에 상관없이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오늘 당장이라도 현장에 나가면 거절이란 숙명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영업을 하는 내가 영업의 숙명인 “거절” 이란 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느냐가 이제부터 중요하다.
나 역시 영업을 시작한 이후로 수많은 거절을 당했고 확률세일즈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거절의 강도와 양은 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급상승했다.
“필요 없어요, 나가세요, 여기 어떻게 들어온거에요? 경비실은 뭐하는 거야!!!”
이 말들의 공통점은 내가 하루 종일 귀가 닳도록 들었다는 것이다. 하루 20곳을 신규방문판매 하기 위해서는 점심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 외에는 온종일 몸과 마음을 현장에 집중하지 않으면 어렵다.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10시 전후로 이 말들은 내 귓가에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거나 무진장 덥거나 몸에 컨디션이 안 좋거나 하면 귓가에 울림은 여느 때 보다 더욱 커진다.
그러다 ‘니즈’ 있는 고객을 만나면 이런 소리들이 일순간 아름다운 화음으로 바뀌어 들리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발바닥 불 나게 다녀도 ‘니즈’는 커녕 잡상인 취급에 문전 박대만 당하는 날에는 아픈 메아리가 되어 퇴근하는 내내 귓가에 환청처럼 울려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거절의 하모니를 듣기위해 현장으로 길을 나섰다.
첫 번째 이유는 ‘거절’이란 숙명을 인정하고 계속 마주하다 보니 거절이 더이상 두렵지도 무섭지도 않게 느껴졌고, 두 번째 이유는 니즈 있는 고객의 ‘YES’가 ‘거절’이란 놈 뒤에 수줍은 듯 조용히 숨어있다는 사실을 거절과 줄기차게 마주하며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이 내게는 “하루라도 거절을 당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강력한(?) 신념으로 전환됐고 자신의 온몸을 바람에 맡겨 바람이 부는 대로 거침없이 날아오르는 하나의 연처럼 날마다 이어지는 영업현장의 거센 거절바람을 온몸으로 되받아치며 현장의 비행을 계속했다.
그렇게 거절이라는 바람을 맞으며 비행을 계속하니 서서히 고객이 생기기 시작했고, 거센 거절의 바람 앞에 지속적으로 당당히 서니 영업의 성공이 가까워짐이 느껴졌다. 바람가운데 있으면 바람이 익숙하고, 거절가운데 있으면 거절도 익숙해진다.
연이 바람을 피하지 않고 바람 앞에 당당히 서는데 하늘로 날지 못할 이유도 땅으로 맥없이 떨어질 이유가 없듯이 현장에 부는 거절이란 바람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서서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내는데 고객을 얻지 못하고 실적을 얻지 못하고 돈을 벌지 못하고 성공하지 않을 이유 또한 없다는 것이 깨달았다.
연은 바람 앞에 섰을 때 가장 빛나듯, 영업을 하는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거절” 앞에 당당히 서있는 바로 그 순간이다. 우리에게는 이 순간이 늘상 있어야 하고 또 많아야 한다. 그래야 고객을 얻을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고 성공도 할 수 있다.
거절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할 시간이다.
거절은 나를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고 우울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돈을 벌게 하고 성공으로 날아오르게 하는 바람이라 생각하라. 오늘 내가 거절을 당했다면 성공적인 비행을 한 것이고, 거센 거절을 당했다면 더 높은 비행을 하는 중이라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영업에서 ‘거절’보다 더 소중한 존재는 없다.
영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거절이란 현장의 바람 앞에 날마다 자신을 부지런히 세우는 사람이다. 그러니 거절바람이 거세게 불면 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가슴을 쫙 펴고 온몸과 마음을 바람 앞에 더 바짝 세워라.
그리고 명심하라! 연은 결코 바람을 두려워하지도 피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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