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지급금, 미처분이익잉여금, 명의신탁주식을 떠올릴 수 있지만 숨죽이고 위험을 키우는 ‘가수금’이 있다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 금융권의 자금을 융통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에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융통한 자금을 활용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법인에 익숙치 않은 대표들은 내 회사에 내 돈을 쓰는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은 대표와 사업체를 별개로 나누기 때문에 대표의 자금이 법인의 채무가 되는 것입니다.
법인에 가수금이 발생하면 기업의 부채비율, 당좌비율, 유동비율이 높아지기에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아집니다. 낮아진 신용등급은 납품, 입찰 등의 영업활동을 저해합니다. 특히 건설업을 하고 있거나 정부 및 공공기관과 관계된 사업의 경우, 가수금이 실질 자본금을 줄어들게 하여 더욱 위험합니다.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을 신청해도 거절당할 수 있고, 기존 대출금의 상환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수금은 기업에서 받아야 하는 개인 채권이 되어 상속재산가액에 포함되어 상속세 부담을 높이고 가업 승계 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과세당국은 가수금을 매출 누락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합니다. 다시 말해, 법인에서 매출이 발생했음에도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신고 시 매출을 누락하고 통장에 입금된 금액을 가수금으로 정하여 대표가 인출하거나 가공경비로 비용을 과도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세무조사를 강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매출 누락, 가공경비, 자본금 증가 등의 사실이 발각되면 부가가치세, 과소신고가산세, 전자 세금계산서 미발급 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 등의 세금을 추징당하게 됩니다.
누적된 가수금은 기업에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거나 가수금의 금액이 적다면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기업에 자산이 부족하고 가수금의 금액이 크다면 출자전환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가수금 출자 전환은 2014년 상법 개정을 통해 간소화된 절차로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이 채무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발행하여 그 주식을 대표가 인수하는 것으로 가수금을 자본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하지만 활용 시 주식 발행가액과 주식 시가가 일치해야 하므로 보충적 평가 방법을 통해 기업 주식을 평가해야 합니다.
만일 시가가 아닌 금액으로 출자 전환할 경우, 증여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출자 전환 과정에서 소멸하는 부채보다 신주발행가액이 낮으면 채무면제이익이 발생하여 법인세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수금 출자 전환으로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 과점주주 간주 취득세가 발생할 수 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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