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재무리스크를 떠안게 됩니다. 가수금, 가지급금, 명의신탁주식으로 인한 세금 문제 또는 세무신고 누락 등의 문제입니다. 특히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중소기업에서 간과하기 쉬운 재무리스크로 이익과 손실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문제 발생 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의 재무제표상 자본항목을 크게 나누어본다면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자본조정, 기타 포괄손익누계액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중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영업활동의 손익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자본전입이나 배당 등으로 처분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자금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익금이 발생하면 상여, 배당 등의 형태로 유출하지 않고 내부에 누적하여 비상금으로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투자기회가 생기거나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비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입찰, 납품 등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누적된 이익잉여금으로 인해 주식이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시장에서 거래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시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활용하게 됩니다.

보충적 평가방법은 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 평균하여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과도하게 누적된 상황에서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를 진행하는 경우, 주당 순자산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즉, 주식가치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지분 이동이 있다면 막대한 세금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높아진 주식가치는 주식이동을 어렵게 만들고 가업승계 과정에서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과도하게 누적한다면 과세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비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대상자를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지만 세무신고의 적정성 여부가 의심되면 대상자로 선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만일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오랫동안 누적하고 있다면 과세당국의 입장에서 해당 기업이 재무비율을 높이기 위해 가공의 이익을 발생시켰거나 비용을 누락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조사 과정에서 실제 자산과 장부상의 금액이 다르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사업용 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대여금으로 누적되기 때문에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 과도하게 불어날 수 있습니다. 만일 정상적인 영업 형태에서 발생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이라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상계 처리할 수 있어 위험부담이 크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영업 형태에서 발생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이라면 위험합니다.

비정상적인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사업 운영자금 부족 또는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조달할 때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와 다른 이익 결산서를 만들거나 업종에 따라 정부기관, 대기업, 관공서 등의 입찰이나 납품을 위해 영업상 이익 결산서를 편집하며 발생하기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현금성 자산이라면 대표이사 또는 임원의 급여를 높이거나 상여금, 퇴직금을 지급하여 일부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적정 수준으로 지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배당가능 이익이 있다면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자본금이 아닌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기 때문에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정리하는 동시에 주주의 이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법 및 세법에서 요구하는 절차와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와 검토 후에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외에도 차등배당, 특허권 양도 등의 방법으로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정리할 수 있지만 기업의 상황과 발생 원인 등을 고려해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울러 처리 과정에서 또 다른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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